네이버를 돌아다니다 우연히 사워도우(sour dough)에 대해서
다음과 같은 의문을 제기하는 글을 봤다.
1. 천연발효종(levain)을 쓰는 건 너무 느려서 작업의
효율성이 없는 거 아닌가?
2. 발효종을 키울 때 통밀을 쓰는데 통곡물은 당화가 잘 안되는데 발효가 잘되는지?
3. 이스트(yeast)를 사용해서 발효 속도가 빠르면
문제가 되는지?
4. 천연(수제)의 뽕에 취하는 건 별로다.
질문자는 요리사는 아니었고 집에서 맥주나 빵을 만들어보는 분이셨지만, 요리사들 중에서도 같은 생각을 하고 있는 사람들이 있을 거라 생각돼서 이에 대한 나의
생각을 나눠서 써보려 한다.
[천연발효종(levain)을 쓰는건 너무 느려서 작업의 효율성이 없는 거 아닌가?]
•사워도우(sour dough)를 바라보는 관점
이 질문은 사워도우(sour dough)를 바라보는 관점을 설명하기에 제일 근본적인 의문인 것 같다.
사워도우는 풍미를 하루하루 계속
쌓아가는 과정의 요리다.
즉, 발효의 속도 자체는 느리지만 물과 밀가루만을 사용해서(적은 재료로) 오랜 시간의 발효로 풍미를 최대한으로 끌어올리는 요리다.
작업의 효율성보다는 재료의 감칠맛을 끌어올리는데 더 포커스가 있다는 뜻이다.
•사워도우(sour dough)를 만드는
기본 과정
사워도우(sour dough)는 상업용 이스트(yeast)를
사용하지 않고 공기 중에 돌아다니는 효모(yeast)와
미생물들을 반죽 속에 키워서 발효시키는 방법이다.
이때 효모가 좋아하는 온도를 잘 맞춰주지 않으면
다른 젖산균과 같은 다른 균들의 세력이 더 커져서
효모가 활발하게 움직일 자리가 없어지기에 관리를
세심하게 해야 된다. 또한 효모를 활발하게 잘 키웠다고 해서 끝나는 건 아니다. 효모만 너무 세력이 커질 경우 빵의 볼륨은 커지지만 풍미는 전혀 없는 빵이 나올 수 있고, 발효종(levain) 관리를 지속적으로 잘하지 않으면 효모의 발효력마저 사라질 수도 있다.
이렇게 보면 이스트를 쓰는 것이 비교하면 정말 비효율적인 과정이지만 감칠맛을 이해할 수 있다면 잘 만든
사워도우와 맛으로 비교했을 땐 차이가 클 수 있다.
이스트 빵이 만들어지는 발효시간을 살펴보면 보통 길게 잡아서 1차 발효 1시간~3시간 + 2차 발효 1시간~3시간 최장 6시간 발효를 하게 된다.
하지만 사워도우의 경우엔 종에 밥을 주면서 이스트 빵보다는 비교적 낮은 온도에서 상온, 저온 포함 20시간 정도의 발효과정을 거친다.
게다가 이 과정이 매일매일 1년, 2년, 3년… 계속해서 지속되고 그 과정에서 효모균과 여러 미생물들이 축적된다. 과연 이 풍미를 고작 6시간 발효한 빵이 이길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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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외적인 경우
물론 발효시간이 적더라도 풍미가 좋은 경우가 있다.
- 설탕,버터,계란을 넣어서 만든 브리오슈
- 사전 발효 반죽을 사용한 경우
브리오슈
브리오슈의 경우엔 버터와 계란이 들어가기 때문에
물과 밀가루만 쓰는 빵 같이 상온에서 사전 발효를 오래 할 경우 상할 위험이 있기 때문에 발효시간의 제한이 있다. 하지만 재료가 재료인 만큼 오랜 시간 발효한 빵들보다 풍미가 더 좋다. 물론 브리오슈도 사전 발효 반죽을 사용할 수 있긴 하지만 풍미를 높이는 목적보다는 오토리즈(AUTOLYSE)를 통한 반죽 시간 감소에 목적이 더 크다.
사전발효반죽의 경우
르방을 사용하는 것도 사전 발효 반죽의 일종이다.
사전발효반죽의 종류에는
- 묵 은반 죽
- 중종
- 폴리쉬
- 탕종
- 르방
5가지 종류가 있고 르방은 그중에 한 가지 방식일 뿐이다. 나는 묵은반죽을 사워도우처럼 1년 이상 지속적으로 사용해본 경험이 있는데, 그때의 풍미를 아직도 잊을 수 없다.
즉, 사워도우(sour dough)라고 해서 풍미가 좋은 것이 아니라 몇 날 며칠 지속적인 발효를 통해 풍미를 미리 쌓아놓은 빵이 더 맛이 좋다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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