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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에 대한 고찰

검은과실(흑마늘,블랙라임)의 비밀 : browning

by eatp 2022. 9.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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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일이나 야채 중에 흑마늘, 검은 라임 등.. 색깔이 검은 것들이 있다.



블랙베리처럼 원래 색이 검은색인 경우도 있지만
마늘이나 라임처럼 원래의 색이 흰색과 초록색인데
검은색이 된 마늘과 라임을 보면 ‘저건 다른 품종인가?’ 의문이 들 수 있다.

이 글에서는 검은색 과실 중 흑마늘을 만드는 원리필요한 조건,
만드는 과정을 통해 효소의 활동여러 갈변 반응에 대해서 설명해 보려 한다.

 

(쓰다 보니 만드는 과정은 정말 쉬운데, 이론을 정리하기가
너무 어려워서 그냥 쓰지 말까 생각했지만 이왕 쓰기로 한 거 끝까지 써보려 한다..)


 
 
 

만드는 원리 : 화학적 작용
(효소작용+비 효소적 갈변 반응)


1. 효소적 작용

발효로 구분하는 책도 있지만 정확한 범위는 효소
의한 활동과 갈변 반응이다. 발효로 구분하는 이유는 일정한 온도를 유지해주면
복잡한 화학적 작용으로 맛있는 화합물들을 만들어내는 과정이 동일하기 때문이다.

흑마늘을 만드는데 필요한 온도가 왜 발효의 과정이
아닌지 설명해주는데 흑마늘은 밀폐된 용기 안에서 60’c의 온도로 일정하게 한 달~두 달 정도 유지하면 완성이 된다.


이때 60‘c이상의 온도에서는 곰팡이나 박테리아(효모=균)들이 살아남지 못하기에 미생물의 작용은 사라지고 오로지 화학적 작용만 남게 된다. 발효는 효소적 작용에 의한 거지만 효소적 작용은 발효에 의한 것이 아니다.

발효가 효소를 포함하는 더 큰 범위이다.


이러한 효소적 작용은 지속적으로 단백질을 더 작은
단백질(아미노산)로 분해해서 차후 발생할 마이야르 반응(mailard reaction)을 위한 발판이 된다.



2. 비 효소적 갈변 반응(browning)

갈변 반응(browning)은 쉽게 말해 재료를 검게 만드는 모든 과정을 포괄하는 말이다.

브라우닝>마이야르>카라멜화


그중에서 흑마늘의 경우
열분해(pyrolysis)
캐러멜화(caramelization)
마이야르 반응(mailard reaction)
위 세 가지가 주로 일어나게 된다.



•열분해(pyrolysis)
큰 설탕 분자가 작은 여러 개의 설탕 분자로 쪼개지는 과정을 말한다. 이과정이 지속해서 발생하면 결국 설탕은 타버리며 검게 변해버린다. 열분해의 과정은 차후 캐러멜화(carmelization),
마이야르 반응(mailard reaction)의 발판이 된다.



•캐러멜화(caramelization)
열분해(pyrolysis)로 인해 작고 수많은 설탕 분자로 분해된 당들이 일정 온도를 지나면서 서로 결합하여
독특한 향과 풍미를 생성해내는 과정을 말한다.


당과 아미노산(작은 단백질)이 결합하는 마이야르 반응과 달리 캐러멜화(caramelization)는 당과 당끼리의 결합이라는 점에서 둘은 차이가 있다.




마이야르 반응(mailard reaction)
열분해로 인해 작게 분해된 당과, 효소적 작용으로 인해 작게 분해된 아미노산(분해된 단백질)이 결합해서 복잡한 맛과 감칠맛을 만들어내는 과정을 말한다.

 

 

3. 짚고 넘어갈 점

효소 활동의 경우엔 60‘c부터 활발해진다는 것에 의문을 품는 사람은 없겠지만, 위 3가지 비 효소적 갈변 반응에 대해서는 의문을 가지는 사람들이 있을 것이다.


보통 갈변 반응(browning)의 과정은 170‘c 이상의
고온에서 빠르게 일어나는 게 사실이다. 스테이크를 구울 때 물기 가득한 고기를 후라이팬에서 굽는다면 수분이 날아가면서 후라이팬의 열을 상당 부분 빼앗아 가면서 온도가 100’c이상으로 오르지 않아 갈변 반응(browning)은 일어나지 않는 걸 가정에서는 흔히 볼 수 있다.

다만 저온에서도 속도가 상당히 느려서 눈으로 구별할 수 없을 뿐 갈변 반응이 일어나지 않는 것은 아니며,


60’c의 저온에서 아주 오랜 시간 화학작용이 일어나기에 시간이 가장 큰 재료가 되는 요리라고 할 수 있다.
99%의 분자들이 아주 느리게 움직일지라도 1%의 영향을 받은 분자들이 생기면 다른 분자들에게 빠르게 영향을 미치게 된다.


•만들기 위해 필요한 조건

1. 충분한 수분
2. 충분한 당분
3. 충분한 향

만들기 위한 본질적인 원리를 이해하고 흑마늘뿐 아니라 다른 재료들을 검게 만들려는 시도를 한다면 중요한
내용이지만, 실제 그렇게 만들려는 사람은 거의 없을 거라 생각되어 간략하게 설명하고 넘어가려 한다.



1. 충분한 수분
만드는 과정 중에 수분이 너무 없다면 효소가 활동할 수 없게 되어 껍질 있는 마늘을 사용해야 하고 꼭지를 남겨놓은 상태로 작업해야 한다.



2. 충분한 당분
당분이 있어야 캐러멜화(caramelization)나 마이야르 반응(mailard reaction)이 일어날 수 있기에 당분이 너무 적은 재료의 경우엔 blackening 된다 해도 맛이 상당히 없을 수도 있다.



3. 충분한 향
오랜 시간 이뤄지는 과정이기에 향이 충분하지 않은 재료를 사용했을 경우엔 완성 후 풍미가 모호해진다. 따라서 항상 상태가 좋은 재료를 써야 하며 이는 발효의 과정에서도 상당히 중요한 조건이다.




•만드는 과정
(진공팩, 지퍼백을 이용한 경우)

지금까지 원리에 대해 주저리주저리 설명했지만 실제 만드는 과정은 굉장히 간단하다.

꼭지 부분까지 껍질이 있는 마늘을 진공팩 안에
겹치지 않게 펼쳐 넣고 공기를 50% 정도 뺀 후 닫는다. (너무 압축돼서 껍질이 갈라짐을 방지하기 위해)

그 후 일정한 온도의 발효실이나 전기밥솥 안을 보온으로 유지한 채 안에 넣어놓는다.
(보통 방송의 보온 온도는 60‘c이다.) 1달~2달 뒤 검은색으로 변하고 원하는 정도의 향이 나면 완성.




만드는 과정에 비해서 설명해야 할게 너무 많은 글이었다. 이걸 굳이 알아야 할까 생각이 너무 많이 들었지만 여러 가지 원리를 한꺼번에 설명하기에 좋은 요리라
글을 써봤다.



이 글에서 기억해야 할 점은 발효와 효소 작용의 차이점, 브라우닝의 개념 두 가지도 중요하지만 요리를 하지 않는 사람들에겐 “시간도 요리의 큰 재료가 된다는 점을 알고 있으면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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