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맛있다는건 무엇인가? : 맛의 구성
맛의 정의를 검색해보면 음식 따위를 혀에 댈 때에 느끼는 감각 이라고 나와있다. 우리는 무언가를 마시거나 먹을 때 혀 안의 미뢰에서 맛을 느끼고 그것이 맛있는지 맛없는지 뇌에서 판단하게
fnbeatp.tistory.com
이전 글에서 맛의 구성에 대해서 간략히 언급했다.
- 감칠맛/복잡한 맛
- 단맛
- 짠맛, 신맛, 매운맛
- 지방의 맛, 쓴맛
흔히 말하는 맛의 7가지 종류에 관한 것만 말한 것이고
나는 추가적으로
- 향
- 수분감
- 식감/질감
- 플레이팅(시각적인 부분)
- 서비스(청각적인 부분)
위 5가지를 추가적으로 더 고려하는데, 이는 쉽게 생각하면 맛에 오감을 모두 고려한다는 뜻이다. 내가 맛을 만들어내거나 맛을 볼 때의 최종적인 방향은
먹고 나서의 여운이 한 달 이상(최소한 일주일 이상)
지속할 수 있는가 인데,
이는 맛이 하나의 감각에서 머물러서는 불가능하고
맛을 보는 순간이 하나의 경험이 돼야 한다.
경험이 되려면 최대한 인간의 감각을 모두 활용해야 하고 그러기 위해서 위의 기준을 추가로 고려하는 것이다.
•향
맥주의 맛을 테이스팅 하는 방법에서 이미 언급했듯이
맛과 향은 구분 지어 판단해야 된다.
달달한 향, 신향은 많이 쓰이는 말이지만 달달한 맛, 신맛이 더 정확한 표현이며 향은 귤로 예를 들면
더 구체적으로는 완전히 잘 익어서 당도가 높은 귤
또는 아직 껍질이 초록색으로 익기 전의 신맛이 많이 나는 귤로 표현하는 것이 적절하다. 이를 바탕으로 생각해보면 맛보다는 향이 재료의 특징을 더 잘 설명해준다는 걸 알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맛을 만드는 사람이라면)
향이 살아있는 더 신선한 재료를 써야 하는 것이고 재료의 상태 관리를 더 철저하게 하고 상태가 안 좋은 재료는 사용하면 안 된다.
요리나 음료에 향이 없거나 부족하다면 맛으로 벨런스를 잘 채워서 만들었더라도(이 단계도 쉬운 건 아니다)
시간이 지났을 때 정말 맛있었다고 다시 떠오르진 않는다.
그렇다고 너무 끝없이 강해야 된다는 건 아니다.
어느 부분이나 그렇듯이 불편함을 느끼는 역치가 존재하고 역치를 넘으면 불편함을 느낀다.
역치를 넘지 않는 선에서 벨런스에 맞게 향을 조절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역시 쉽다는 말은 아니며 맛과 향의 벨런스를 조절하는 것은 정말 어려운 일인 것 같다.)
•수분감
수분감을 설명하면서 맛을 흐리는 요소에 대해서 같이 설명하려 한다. 맛을 흐릿하게 하는 요소는
1) 관리되지 않은 위생
2) 수분감
3) 산화
4) 열 맛을 만드는 주변 공간 주변이 더럽다면 먹고 싶은 마음이 사라질 것이고, 공기에 오래 노출돼서 산화가 진행되면 원치 않는 맛이 생겨나며, 열을 필요 이상으로 주게 되면 탄맛이 생겨날 수도 있다. 위 3가지와는 살짝 다른 결로 수분감은 맛을 흐린다. 우선 물은 아무 맛이 없다. 물에 맛이 있다고 한다면 그건 물속에 미네랄이나 철등의 성분이 함유된 경수의 얘기다.
수분감은 조리법 중 reducing(졸이기)과 관련이 있는데 일반 사람들에게도 쉽게 설명한다면 그릭요거트를 만드는 과정을 예로 들 수 있고, 요리하는 사람들에겐
토마토소스를 예로 들 수 있다. 그릭요거트는 발효 휴 유청과 지방을 분리하기 위해
면포에 거르는 작업을 거치는데, 수분을 많이 뺄수록
요거트의 맛은 진해지고 풍미가 높아진다. 토마토소스의 경우엔 일반적으로 양파를 볶은 후
토마토홀을 넣고 익히는 과정을 거친다.
양파의 단맛을 빼내기 위함도 있지만 수분감을 조절해
맛을 응축시키는 이유도 있다. 맛이 그럭저럭인 파스타집을 갔을 때 토마토소스 베이스의 파스타를 먹어보면 약간 밍밍한 맛을 느낄 수 있는데, 물론 조리법상 여러 가지 문제가 있을 수 있지만
수분감을 조금 더 조절했다면(조금 더 졸였다면) 맛이 더 깊어졌을 것이다. 이때도 역시 수분을 무조건 많이 제거한다고 좋은 건 아니다. 재료의 맛과 특성에 따라 조절해야 하는데,
그릭요거트의 질감이 너무 단단한 걸 원하지 않을 수도 있고 음식에 수분이 너무 없으면 맛을 느끼기 힘들어지며 스테이크의 경우엔 너무 뻑뻑해서 고무줄 씹는 느낌을 줄 수 있다.
(육즙 없는 스테이크는 정말 최악이다)
•식감/질감
수분량과 관련이 깊은 내용이지만 단백질, 지방, 당분 등.. 여러 가지 요소가 고려된다. 나는 벨벳같이 부드럽거나 , 탄력 있게 쫄깃쫄깃하거나
, 농도가 잡혀서 입에 어느 정도 달라붙는 정도를 좋아한다. 식감과 질감에 대한 부분은 개인차에 대한 부분이 워낙 크다고 생각하면서도 정말 잘 만든 음식의 질감은 너무나도 깔끔하다.
•플레이팅과 서비스
이 부분은 시각과 청각에 관한 부분이다.
보기 좋은 떡이 먹기도 좋으며, 나에게 친절을 베푸는 종업원이 있는 식당에서 먹는 음식이 맛이 없을 수가 없다.
접시 위의 플레이팅이나 친절한 서비스도 중요하지만 가게의 인테리어나 분위기, 사전 정보 등.. 도 포함된다.
가게의 핵심은 셰프가 요리로 주고자 하는 가치가 있어야 되고, 그 가치가 요리에 담겨있어야 하고 요리의 수준이 가게들의 소품들의 수준과 맞아야 한다.
결국 내가 생각하는 맛의 최종 형태는
맛을 만드는 사람의 철학이 요리와 가게의 인테리어, 음악, 서비스 전반에 녹아들어 일원화가 된 형태이다.
이렇게 일원화가 된 업장에서 먹는 요리는 분명히
자기 인생에 큰 경험이 되고 계속해서 기억에 남을 것이다.
'맛에 대한 고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조리용어] 양식 기본 조리법 정리 (0) | 2022.09.18 |
---|---|
*맛을 만드는 방법 : 기본전제 (2) | 2022.09.16 |
2.맛있다는건 무엇인가? : 맛을 느끼는 순서 (1) | 2022.09.14 |
맥주 맛평가 리스트 : 풍미없는 맥주에 대한 생각 (2) | 2022.09.11 |
0.맛있다는건 무엇인가? : 맛의 구성 (1) | 2022.09.10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