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주는 즐거운 사람들과의 모임을 즐기기 위한 매개체로 훌륭한 역할을 한다.
세계적으로도 많은 사람들이 많이 마시는 맥주의 종류 중 하나인 라거(Lager)는 우리나의 카스나 테라를 예로 들 수 있다.
이 종류의 맥주는 치맥을 하거나 소맥을 타마시거나 대학생부터 직장인, 어르신들까지 가리지 않는다.
라거는 풍미가 약하고 음용 성이 좋으며 약간의 씁쓸함과 탄산 감이 있어(우리나라 맥주는 탄산 감에만 집착하며, 사실 이는 세계적으로도 공통된 현상이긴 하다.)
속된 말로 생각 없이 마시기 좋은 술이다.
하지만 맥주에도 바디감이 높고, 과실 미 넘치고, 내추럴 와인같이 톡 쏘는, 심지어 크리미 한 맥주까지
풍미가 높은 맥주들도 있다.
(에일, 세종, 스타우트, 포터 등…이외에 하위 종류들이 많다)
와인의 경우엔 어느 정도 공부가 필요한 술로 이미 인식이 돼있지만, 맥주를 마실 땐 라거 맥주가 시장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현실 덕에 공부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며 어떻게 맛을 봐야 하는지도 생각해 보지 않는 것 같다.
그래서 이번 글에서는 맥주를 마실 때 어떤 기준을 가지고 마셔야 지금 마시는 맥주가 맛있는 맥주인지 아닌지, 잘 만든 건지 못 만든 건지 알 수 있는가를 적어보려 한다.
<맥주 평가 리스트>
- 맥주명 / 종류 / 알코올 / 포장형태
- 외관(투명도, 색, 느낌..)
- 아로마(향)
- 질감
- 맛(단맛, 짠맛, 신맛, 쓴맛, 매운맛, 감칠맛, 오일) / 바디감
- 특별한 이취
- 전체적인 느낌(총평)
리스트 내용을 보면 알겠지만 와인을 평가하는 요소와 매우 유사하다. (사실 거이 다른 게 없다.)
본질은 발효주로서 같고 와인은 포도로, 맥주는 맥아(보리)에서 당분을 다르게 공급받을 뿐이기 때문이다.
이때 주의해야 될 점이 몇 가지 있다.
- 맛과 향을 분리하는 것
- 바디감이 뭔지 아는 것
- 맛의 구분법
•맛과 향을 분리하는것
맛과 향을 분리하는 게 힘들 수 있는데, 우리 뇌에서는 자연스럽게 맛과 향을 같은 곳에서 처리하려 하기 때문에 처음엔 맛과 향을 표현하는 단어들이 겹칠 수 있다.
신향이 난다던지, 달달한 향이 난다던지 하는 표현들은 틀렸다고 하기엔 너무 이질감이 없게 느껴지는 표현이지만 정확한 맛의 구분을 위한 테이스팅 자리에서는
자제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시다,달다,짜다등..의 표현은 사실 맛에 대한 표현이고
향을 정확히 표현한다면 귤, 복숭아, 초콜릿으로 표현하는 게 맞고
여기서 더 깊이 들어간다면 표현하는 향의 숙성 정도를 생각해야 한다.(완숙돼서 당도가 높은 귤인지, 아직 껍질이 녹색이라 단맛보단 신맛이 강한 귤인지, 밀크 초콜릿인지, 다크 초콜릿인지..)
이 예로 보면 당도가 높은 귤의 향을 대부분의 사람들은 달달한 향이 난다고 뭉뚱그려 표현하는 것일 뿐이다.
나는 맥주보다 와인을 먼저 공부하면서 마셨던 사람으로 와인의 향 구분법이 더 편해서 아래 의표를 참고하고 있다. (이 표는 와인향을 훈련할 때 쓰는 아로마키트의 리스트로 인터넷에 검색하면 구매할 수 있다)
처음엔 무슨 향인지 알 것 같아도 말로 표현하는데 어려움이 있기 때문에 테이스팅을 할 때는 이 표를 같이 보면서 향을 찾는 게 도움이 많이 된다.
•바디감이 뭔지 아는것
바디감이란 쉽게 말하면 감칠맛과 같은 말로 생각하면 쉽다.
감칠맛이 높다는 건 msg를 지칭하는 글루탐산이 많다는 것이고 이건 단백질이 분해된 아미노산이 다시 재결합된 형태이다.
바디감은 입안에서 꽉 차 있는 듯한 느낌을 주는 걸 말하는데 맹물을 마실 때보다 육수를 마실 때 입안이 더 풍부한 느낌을 생각하면 쉽다.
두 단어 모두 공통적으로 액체 안에 용해된 무언가가 더 많은걸 의미하고 용해된 것들을 판단할 때 단백질(글루탐산)의 비중이 가장 높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바디감을 생각할 땐 감칠맛과 함께 섞어서 생각하는 게 편하다는 개인적 의견이다.
(물론, 질감이나 여러 가지 요소가 복합적으로 작용하긴 한다)
•맛의구성을 구분해서 파악하기
맛의 구성(단맛, 짠맛, 신맛.. 등)을 구분하는 방법은 맛의 순서를 설명하는 글에서 더 구체적으로 적어보려 한다.
맛이 뇌로 전달받기까지의 시간적 차이가 존재하기 때문에 발생하는 현상이며, 개인적인 생각과 연구로 나온 순서이다. 이 순서를 알고 있으면 맛을 평가할 때
각각의 맛의 구성을 보다 정확하게 판단할 수 있을 것이다.
나도 생각 없이 편안하게 사람들과 얘기하면서 맥주를 마시는 게 편하다.
맛을 집중하는 건 많은 에너지를 필요로 하고 풍미가 높아질수록 에너지 소모는 점점 더 커진다.
하지만 맛을 만들어내는 요리사의 입장으로서는 항상 정신을 차리고 더 맛에 집중해야 될 것 같은 의무감이 앞선다.
이것이 왜 세계적으로도 라거라는 풍미 없는 맥주가
(나는 개인적으로 매니악한 사람의 입장으로서 이렇게 생각한다) 가장 인기가 많은 종류인지는 설명이 되는 것 같다. 나라도 힘든 직장생활을 마치고 집에 돌아와서까지 맥주에 에너지를 소비하고 싶진 않을 것 같다.
그저 재밌는 예능 하나 틀어놓고 맛있는 음식과 시원한 맥주 한잔 하는 게 더 하루를 기분 좋게 만들기 때문이다.
그래서 요즘엔 마냥 우리나라의 카스(cass)나 테라(terra)를 우습게 보진 않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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