빵 반죽기 없이 쉽게 반죽하는 법
집에서 빵을 만들어서 굽고 싶지만 반죽기를 사기엔 놓을 공간이나 비용적으로 부담이 돼서 고민하는 분들이 있을 거라 생각된다.
이번 글에서는 일정시간마다 접어주는(folding)방식을 통해 반죽을 쉽게 하고 빵도 맛있게 잘 나오는 방식을 적어보려 한다.
1. 오토리즈(autolyse) : 글루텐형성 시작
우선 큰 볼에 빵을 만드는 모든 재료를 날 밀가루가 보이지 않을 정도로만 섞은 뒤 동그랗게 뭉쳐주고 랩핑 후 30분을 그대로 둔다.
밀가루는 물을 만나면 촘촘한 그물망인 글루텐(glutein)을 형성하는데, 굳이 반죽을 하지 않아도 밀가루속에 수분이 흡수되면서 자연스럽게 형성된다.
물과 밀가루만 넣고 해야한다는 글도 있지만, 이스트까지 넣고 해도 발효력에 큰 차이는 없고 집에서는 난이도를 줄이는 게 더 중요하기 때문에 신경 쓰지 않아도 된다.
또한 오토리즈를 전날 해놓을 필요도 없다.
물과 밀가루가 만나서 글루텐이 자동으로 형성된다고 했지만 이과정으로 100% 전부 형성되는것은 아니다.
(오토리즈로는 최대60%정도의 글루텐이 형성된다)
최소 30분(여름기준)~최대 2시간(한겨울기준)이면
충분하고, 이정도 시간이 지나고 반죽을 다시 만져보면
손에 달라붙던 반죽들이 글루텐이 형성되어 달라붙지 않아서 반죽하기 더 쉬워진다.
2. 접기(folding) : 스트레치 앤 폴드
이젠 매시간마다 반죽을 접어주면서 글루텐을 형성시켜야 한다. 접는 방식에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수분량이 낮은 빵의 경우 코일폴딩(사워도우 반죽에서 많이 쓰임)을 하기엔 빵이 잘 늘어나지 않으니, 내가 일정 부분 힘을 줘서 늘려주는 스트레치 앤 폴드 방식으로 진행하는 것이 효과가 좋다.
쉽게 생각하면 4방향 접기인데 반죽의 한쪽을 잡고 찢어지지 않을 정도로 천천히+길게 늘려주고 안쪽으로 접는다. 그 후 반대편과 나머지방향도 동일하게 진행하고
마지막엔 반죽의 표면을 동그랗게 잘 정리해 준다.
표면을 정리해주는 이유는 접어서 글루텐을 형성한 이유가 발효로 발생된 가스를 잡아놓기 위해서 이기 때문에, 가스를 더 잘 잡기 위해 빈틈없이 표면을 돔형태로 정리해 준다. 다음 접기는 여름기준 30분, 겨울기준 1시간으로 잡으면 편하지만 더 정확한 기준은 접었을 때와 달리 반죽이 좀 평평하게 펴져있다면 그때 다시 접어주면 된다.
3. 접기를 마무리하는 시점 : 빵의 탄력
접기를 마무리하는 시점은 2,3번 정도 접으면 거의 완성되지만 더 정확한 기준은 위와 동일한 관점으로
반죽이 접을 타이밍이 됐는데도 거의 형태를 유지한다면 더 이상 접지 않아도 된다.
이때 더 접게되면 반죽이 찢어질 수도 있고 나중에 구워진 빵이 밀도가 너무 높을 수도 있다.
4. 발효 : 접기 중에도 발효는 진행 중
빵을 접는 과정에만 집중하다 보면 발효에는 약간 소홀해질 수도 있다. 맛있는 빵을 만들기 위해서는 발효를 잘 시켜야 하는데
발효로 생성된 맛들을 잡아두기 위해서 반죽을 더 잘하고 글루텐형성에 집중하는 것이다.
접는 과정이 끝날때까지는 약간은 소홀해도 되지만
접는과정이 다 끝났는데도 빵의 볼륨이 크지 않다면
발효를 잘 시켜준다음 다음 과정으로 넘어가야 한다. 발효가 잘 됐는지 확인하려면 이전글에서도 설명했듯
여러 가지 방향으로 체크를 해야 하며 가장 좋은 건
빵의 맨 윗부분을 눌렀을 때 절반정도 높이로 다시 올라올 때가 가장 적절한 시기이다.
5. 몰딩 : 굽기 위한 모양 잡기와 발효
이젠 구웠을 때 내가 원하는 모양으로 미리 모양을 잡아놓고 발효를 시킬 타이밍이다. 이 과정 이후에는 더 이상 빵에 손을 데지 않기 때문에
모양을 잘 잡아놓고 추가발효(이때를 2차 발효라고 한다)를 시켜야 한다. 이때의 발효 시점도 동일하게 눌러보고 판단하면 되고
추가로 구웠을 때 빵안쪽의 구멍을 발효로 만들어 준다고 생각하고 빵을 발효시키면 이해가 더 쉽다.
5. 굽기
발효가 다 끝났다면 이젠 원하는 빵의 레시피대로
온도를 맞춰 예열하고 구워주면 완성이다.
6. 더 맛있는 빵을 위한 선택 : 묵은 반죽
빵은 발효를 더 많이 할수록 맛이 좋다.
그러면 반죽을 할 때 이미 발효가 잘된 반죽을 넣은다면
더 맛있지 않을까?
이 생각에 동의한다면 발효가 끝나고 몰딩을 할 때
전체반죽 10%의 해당하는 부분만 떼서(최대 40%)
둥글리 기한 후 발효시켜놓으면 된다.
그리고 다음 빵을 만들 때 묵은반 죽을 넣어서 만들면
전혀 다른 풍미의 빵을 만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