빵반죽 발효 온도 : 겨울과 여름의 차이
빵을 발효시키는 과정들에 대해서는 다른 글들에서 여러 번 다뤘지만
막상 집이나 발효기가 없는 곳에서 발효를 하려고 하면
겨울과 여름의 온도차이를 마주했을 때 당황할 수 있다.
여름에 첫 빵반죽을 시도했을 땐 그냥 볼에 반죽을 놓고 랩핑만 해서 놔둬도 알아서 발효가 잘됐는데, 겨울이 되니 2시간이 지나도 발효가 안된다거나
겨울에 첫 시도로 빵을 발효시켰을 때 적정온도로 맞춰서 잘했는데 여름이 되니 너무 과발효가 돼서 빵을 굽기도 전에 너무 퍼져버릴 수 있다. 이번글에서는 여름과 겨울 반죽을 할 때 어떻게 발효를 해야 할지 집이라는 공간을 특정해서 빵 발효 온도를 중심으로 써보려 한다.
1. 빵 발효의 기본 원리
빵 반죽과 발효의 기본원리에 대해서는 아래의 글을
참고하면 좋을 것 같다.
빵 반죽과 발효가 최대치 인지 확인하는 방법 - https://fnbeatp.tistory.com/m/entry/%EB%B9%B5-%EB%B0%98%EC%A3%BD%EA%B3%BC-%EB%B0%9C%ED%9A%A8%EA%B0%80-%EC%B5%9C%EB%8C%80%EC%B9%98-%EC%9D%B8%EC%A7%80-%ED%99%95%EC%9D%B8%ED%95%98%EB%8A%94-%EB%B0%A9%EB%B2%95
빵 반죽과 발효가 최대치 인지 확인하는 방법
인터넷의 빵 레시피들을 보면 “정확한 계량 - 반죽- 1차 발효 - 중간 발효 - 2차 발효 - 굽기”의 순으로 정리가 돼있고, 보통 반죽 시간과 발효시간을 정해놓고 빵을 만든다. 대부분 그 정도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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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빵 발효 온도 : 효모균과 박테리아의 균형을 갖추는 온도 ”27도“
빵 발효의 기본원리와 온도는 항상 고정적인 거라 생각하면 된다.
결국 여름이든 겨울이든 반죽은 같은 온도를 맞춰서 발효해야 하고 같은 방식으로 발효정도를 체크한다.
발효온도는 27도라고 써놨지만 사실 좀 더 낮거나 높은 온도로 발효시켜도 되고, 빵마다 다르긴 하다.
조금 더 낮은 온도에서 오랜 시간 발효시키다가 냉장고에서 하루 보관 후 다음날 바로 꺼내서 굽는다던지,
시간이 부족해서 30도의 온도에서 빠르게 굽는다던지
발효온도가 변경되는데 절대 안 되는 건 아니다.
다만 효모균(yeast)의 증식과 박테리아의 증식의 벨런스를 맞추는 온도가 27도 내외라 이 온도로 발효를 시키는 게 빵맛과 반죽의 탄력이 가장 좋다.
30도 이상의 높은 온도로 발효를 하게 되면 박테리아보다 효모균(yeast)의 증식이 더 활발해져서 극단적으로 생각했을 때, 빵 발효속도가 너무 빨라서 빵 크기는 빠르게 커지지만 아무 맛이 없는 빵이 만들어질 수 있다.
또 18도 정도의 낮은 온도로 발효를 하게 되면 효모균(yeast)의 활동력이 다소 떨어져서 박테리아의 활동이 더 커지게 된다. 이경우도 극단적으로 생각해 보면 빵에서 정말 맛있게 숙성된 냄새가 나지만 크기가 더 이상 크지 않아 난감할 수도 있다.
결국 박테리아와 효모균(yeast)의 활동력이 균형을 이뤄 발효로 빵이 적절히 커진 타이밍에 빵의 맛도 같이 올라오는 온도를 맞춰야 하는데 이 온도가 27도이다.
효모균은 보통 28~35도 사이의 온도에서 활발하게 움직이고, 유산균등의 박테리아들은 더 낮은 온도인 18~24도 정도에서 활발하기 때문에 그 중간온도인 27도를 맞추게 되는 것이다.
3. 여름철 발효하기 : 상온보다 낮게
여름철 평균 실내온도는 28~30도 정도 된다.
우린 상온이 이미 따뜻하기 때문에 빵 반죽온도를 낮춰서 관리해야 된다.
빵 반죽할 때 물을 넣을 때도 찬물을 넣어서 반죽시작부터 반죽을 차가운 상태로 만들어야 한다. 그래야 반죽기로 반죽하는 경우 여름철 높은 온도 때문에 반죽온도가 쉽게 올라가더라도 20도 아래로 반죽을 완료할 수 있기 때문이다.
빵을 발효할 때도 겨울철보단 더 자주 반죽을 체크해서 발효정도를 확인해야 되고 반죽을 손으로 만져봤을 때
절대 따뜻하면 안 된다. 사람의 체온은 36.5도인데 내가 만졌을 때 따뜻하다는 얘기는 이 온도와 비슷하거나 더 높다는 뜻이 된다.
만약에 반죽온도가 높거나 발효가 평소보다 너무 빠르게 진행된다면 좀 더 시원한 곳에 놓고나 잠깐 냉장고에 넣었다가 빼서 온도를 관리해 줄 수도 있다.
몰딩 하기 전 중간발효 할 때도 10분 정도만 휴지 했다가 모양을 잡아도 반죽이 금세 잘 늘어날 것이다.
4. 겨울철 발효하기 : 상온보다 높게
우선 겨울철은 여름과 반대로 따뜻한 물을 넣어서 반죽한다.
하지만 반죽을 따뜻하게 하겠다고 너무 뜨거운 물을 넣으면 효모가 사멸할 수 있기 때문에 안되며, 따뜻한 물을 넣었더라도 반죽시간이 길어져서 반죽온도가 반죽이 끝난 시점에 이미 27도를 넘어가고 있다면 너무 빨리 반죽이 산화될 수 있기 때문에 반죽이 끝난 시점의 반죽온도가 24도 정도가 되도록 물의 온도를 조절한다.
온도계까지 사용하며 24도에 맞추려고 하기보단
너무 차갑지도, 너무 따뜻하지도 않은 온도이면 된다.
여름철의 경우엔 찬물을 넣어서 반죽한 후 발효하면 굽기까지 적정한 온도로 발효하는 게 수월할 수 있지만
겨울철엔 보일러나 전기장판을 틀거나 오븐을 따뜻하게 해서 오븐 안에 넣어놓는 등.. 뭔가 추가적인 행동이 더 필요하다.
이때도 너무 뜨거운 곳에 반죽을 바로 올려놓으면 반죽이 아예 퍼져버릴 수 있기 때문에 적당히 따뜻한 곳에 반죽을 올려놓거나, 행주를 아래에 깔고 반죽이 담긴 볼을 뜨거운 곳 위에 올려놓으면 된다.
그리고 겨울철에는 추가로 오븐 온도가 쉽게 오르지 않을 수 있어서 예열시간을 여름철보다 조금 더 길게 가져가야 한다.
5. 발효온도를 한마디로 정의하면?
발효온도를 온도계 없이 설명하는 한 문장은
”너무 차갑지도 않고, 너무 따뜻하지도 않은 온도“가 된다.
여름철이든 겨울철이든 이 온도를 최대한 유지하면서
발효를 시킨다면 계절에 상관없이 집에서도 일관성 있는 빵맛을 만들어낼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