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효없이 팽창만으로 만드는 빵 : 파운드케잌
이전글에서는 이스트를 사용하면서 매우 빠른 발효로 풍미는 만들어 내지 못하고 단순히 팽창의 목적으로만 이스트를 쓰는 경우에 대한 비판적인 글을 썼지만
파운드케이크는 이스트를 사용하지 않고 정말 팽창만을 위해 베이킹파우더를 사용해서 만드는 빵이다.
이번글에서는 파운드케이크를 성공적으로 만들기 위한 조건들과 맛을 내는 방식에 대한 글을 간략하게 써보려 한다.
1. 이스트를 쓰지 않고 만드는 이유? : 간소화
현대 요리사의 관점이 아닌 자급자족의 시대의 관점으로 바라보면 빵은 빠르게 포만감을 채워주면서 영양소도 충족시켜 줄 수 있는 중요한 식품이었다.
다만 발효시켜 만드는 빵은 글루텐이 잘 형성되도록 반죽도 신경 써야 되고, 풍미가 생기도록 발효과정도 신경 써야 하기에 상당한 정성이 필요한데
집에서 매일같이 빵을 주위에 두고 체크하기엔 번거롭기 때문에, 기포를 만들어 낼 수 있는 재료들을 넣어서 기포의 기화로 부풀면서 간단하게 빵과 비슷한 식감을 내려했다고 생각한다.
2. 맛을 내는 방법 : 다양한 부재료들
발효를 시키는 빵이 아니기 때문에 밀가루, 물, 설탕등 간단한 재료들만 썼다가는 밀가루 풋내만 가득한 빵이 될 것이다.
공통적으로 들어가는 재료들에는 밀기로, 계란, 설탕이나 꿀, 베이킹파우더가 있고 이외의 재료들은 각자가 원하는 맛으로 맞춰서 넣으면 된다.
그래서 맛의 한계나 제약이 없는 빵이 파운드케이크이다. 보통 초코, 레몬+글레이징, 견과류 등을 많이 활용하고 크림과 다양한 향신료를 조합해서 만들기도 한다.
3. 잘 만든 파운드케이크의 필요조건 : 기포생성
1) 계란거품
앞서 말한 것처럼 파운드케이크는 발효를 시켜만든 빵이 아니기 때문에 단순히 재료만 섞어서 굽게 되면 부풀지 않아 되게 뻑뻑한 빵이 된다.
이때 파운드케이크를 부풀게 만드는데 가장 큰 도움을 주는 재료가 계란이다. 하지만 단순히 계란을 넣는다고 빵이 부푸는 건 아니고 다른 재료들과 섞기 전에 거품을 최대한 잘 내줘야 한다.
계란거품을 많이 내고 만들었을 때와 적당히 거품을 치고 만들었을 때 빵의 내부 크럼의 차이를 비교해 보면 생각보다 그 차이가 크다.
2) 맥주
파운드케이크의 원리가 내부에 형성된 기포가 기화하면서 볼륨을 높이는 것이기에, 탄산을 가지고 있는 맥주도 볼륨에 도움을 주면서 맥주 자체의 풍미도 같이 줄 수 있다.
맥주사용 시엔 탄산을 최대한 많이 가지고 있는 상태에서 사용하기 위해 끓이거나 미리 따놓지 말고 사용직전에 계량해서 사용하는 것이 좋다.
3) 글루텐최소화 : 글루텐이 약해야 팽창함
일반적인 발효빵에서는 글루텐을 강하게 생성해야 발효 중 생성하는 기포를 잡아놓을 수가 있어서 글루텐을 최대한 잘 형성시키는 게(반죽) 중요한 일이었다.
하지만 파운드케이크는 베이킹파우더와 다른 기포를 통한 볼륨형성이 중요하기 때문에 너무 글루텐이 강하게 형성돼 있으면 반죽 속의 기포들이 밖으로 빠져나가지 못해 볼륨이 상대적으로 작아진다.
따라서 밀가루는 강력분이 아닌 박력분을 사용하고
반죽강도도 탄가루가 안 보일 때까지만 반죽하고 더 이상 휘젓지 말아야 한다.
4) 비린향 감추기 : 향신료
아무래도 밀가루와 계란을 사용하면서 발효도 하지 않다 보니 예민한 사람은 구운 빵에서 비린향을 느낄 수도 있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서 향신료를 소량 추가하거나, 바닐라빈 혹은 꼬냑 같은 술을 넣어 비린향을 감추면서 풍미를 더하기도 한다.
4. 발효빵과 파운드케이크 중 어떤 게 더 좋은 빵일까?
기술적인 측면에서는 당연히 발효빵이 조금 더 복잡하긴 하다.
다만 발효빵도 정성 없이 기계처럼 만드는 곳이 있고,
파운드케이크를 만들더라도 들어가는 부재료들을 복잡한 과정을 거쳐 만드는 곳도 있다.
어떤 음식의 카테고리로 우위를 정하기보다는 만드는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가 정말 중요하기 때문에 빵 그 자체에는 좋고 나쁨이 없다고 생각하고
맛있고 건강에도 좋은 빵을 만드는 장소의 차이만 존재할 뿐이다.